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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스 EP [LOAD] | THE SOLUTIONS EP [LOAD]
2020.6.3
끊임없는 변화와 시도, 그 위에 덧입혀진 노련함.
솔루션스의 시리즈 앨범 두 번째 이야기 [LOAD]
내가 초등학교 시절 보았던 영화나 만화에선 그랬다. 아마 2020년에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우주여행을 다닐 거라고.
답답한 마스크 속에서 오늘 만날 누군가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누군가에게는 소중했을 봄과 여름 어쩌면 가을, 겨울까지도 이리 허무하게 지나 보내게 될 거라고는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다.
‘SIGNATURE’ 앨범을 필두로 4장의 시리즈 앨범을 발표하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출발한 솔루션스는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맞이하였다.
음원 차트 밖, 우리들의 유일한 통로였던 라이브 무대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사이, 다가올 페스티벌 시즌들을 기대하며 만들어두었던 솔루션스 특유의 청량하고 댄서블한 트랙들은 데모 폴더 안에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어느덧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솔루션스.
쉬지 않고 꾸준히 활동해오는 동안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린 정말 쉰 적이 없다)
FUTURE POP 밴드라는 다소 도전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늘 새로운 변화와 다양한 시도를
우리 음악에 접목시키려 노력해왔다. 그 덕분에 웬만큼 험난한 산은 다 넘어봤다 생각했는데 이런 앞뒤 꽉 막힌 산은 또 처음이다.
어쨌든 ‘솔루션스’라는 이름값은 해야 하니 멤버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선택한 해결책은
‘하려고 마음먹은 거 끝까지 하자’였다.
시리즈 앨범의 두 번째 이야기 ‘LOAD’의 본격적인 작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LOAD
1. (사람•차량 등이 운반하는, 보통 많은 양의) 짐
2. (운반하거나 실을 수 있는) 짐의 양, 한 짐
3. (짐의) 무게, 하중
청량한, 댄서블한, 에너제틱 한.
우리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이 표현하는 솔루션스의 무게감은 대게 이런 감정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솔루션스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청량하고 댄서블한 앨범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우리 음악을 보고 듣는 모든 사람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그런 앨범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전작 ’SIGNATURE’ 발표 이후 점점 마음을 일치시켜온 멤버들의 합은 이번 앨범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욕심을 부리는 또 버리는 과정 모두 조금 더 수월해졌다.
기존의 스트레이트한 창법과 작법에서 벗어나 ‘Soul’과 ‘Gospel’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융화 시켜 새로운 스타일의 변화를 꾀했고, 각 곡마다 멤버들의 파트 별 개성이 더욱 도드라지도록 ‘선택과 집중’하여 편곡을 완성해나갔다.
멤버 모두가 코러스에 참여하며 앨범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를 함께 높여나갔다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이번 앨범의 중요한 포커스 중 하나다.
그렇게 우리는 총 7개의 트랙 안에 멤버 4인의 개성 넘치는 춤사위를 가득 채워 넣었다.
앨범 소개를 쓰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더 답답해졌다.
이걸 다 끝낸 후엔 타이틀곡 ‘Dance With Me’를 틀어놓고 집구석에서 춤이나 실컷 줘야지.
그러려고 만든 곡이니까.
우리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솔직히 나도 내 인생도 도무지 답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과정이라도 즐거워야 덜 억울하지 않겠나.
이 앨범을 일부러 찾아 듣거나 혹은 우연히 듣게 된 반가운 당신의 오늘이 조금은 덜 억울한 하루가 되길 바라본다.
- 글/ 박솔 -
Tracklist
01. Loading
가스펠을 연상케 하는 반복적인 멜로디 라인에 가장 적합한 소스였던 오르간 느낌의 신스를 도화지 삼아 그 위로 드럼과 베이스를 덧입혔다.
애틋하게 그리고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나를 다시 불러들여 주길 바라는 노래다.
앨범 전체의 엔딩을 위해 만들었던 곡이었으나, 우리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인트로에 훨씬 더 적합하다는 판단과 함께 ‘LOAD’의 첫 번째 트랙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02. Dance With Me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밴드 멤버들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라틴 팝과 트로피컬 하우스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곡으로 팝적인 사운드 안에서 밴드로서의 중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곳곳에 녹아있다.
인트로부터 귀를 사로잡는 레이어 된 신스, 매끈하게 흐르는 멜로디 라인과 함께 Hook의 한 축을 담당하는 메인 기타 리프가 곡의 댄서블한 느낌을 한껏 끌어올려 준다.
적재적소에서 치고 빠지는 코러스와 기타라인, 유쾌하고 재치 있는 샘플 사운드들이 러닝 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게 만들어준다.
유난히 무거웠던 2020년, 잔뜩 움츠러든 우리 모두가 ‘Dance With Me’와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즐겁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솔루션스의 마음이 담긴 응원가 같은 곡이다.
03. Night Swim
밤공기 중으로 뛰어들어 아무도 몰랐던 새로운 곳에서 수영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며 만든 곡이다.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시작하는 인트로의 드럼 루프, 그 뒤를 바짝 쫓는 시원하면서 유니크한 기타 사운드가 청량하게 불어오는 밤공기 또는 쏟아지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첫 번째 트랙인 ‘Loading’과 더불어 소울풀한 느낌을 강조한 보컬 파트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는 곡이다.
멤버 모두가 코러스로 참여하여 더욱 풍성한 아카펠라를 만들어낸 후반부 Chant 파트는 마치 공연장의 뜨거운 군중 속으로 들어가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 벅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04. 까만 밤
반복되는 두 개의 코드, 절제된 베이스 테마, 심플한 리드 솔로가 로맨틱하고 판타지스러운 가사와 맞물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별이 쏟아지듯 흘러내리는 후렴 파트의 아르페지오 신스, 몽환적으로 속삭이는 중반부를 지나 토해내듯 폭발하는 후반부 Instrumental 편곡은 ‘까만 밤’의 판타지적 무드를 완성하는 중요한 매력 포인트이다.
05. Oceania
속도감 넘치는 베이스 리프에서 시작된 곡이다. 전체적인 곡의 흐름을 베이스와 드럼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 간다.
쉴 새 없이 몰아치며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편곡 속 개성 넘치는 각 파트의 화려한 연주가 듣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데모 트랙을 만들 때 즈음,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호주 산불에서 영감을 받아 가사를 썼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욕심에 자멸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타이틀 곡과 더불어 멤버들 모두가 라이브 연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곡이다.
06. RUN
현란하면서도 기계적인 분위기의 음색과 편곡이 마치 복잡한 컴퓨터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공장에서 바삐 움직이는 로봇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연상되는 곡이다. 허울만 좋은 체제로부터 지배 받기를 거부하면서도 실상 자유가 주어지면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종속되고 싶어 하는 로봇. 또는 사람의 이중적인 마음을 은유적으로 가사에 담았다.
솔루션스가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보컬의 오토튠 기법과 다양한 소리가 나타나고 사라지는 사운드 요소들에 귀 기울인다면 이 곡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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