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브레이크, 1000명을 모으기까지 7개월 지난해부터 '콘서트'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수많은 콘서트들이 취소됐다. 온라인 공연으로 방도를 찾아보려 했으나 현장에서 직접 듣고 응원하고 아티스트와 호흡하는 대면 현장과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런 가운데 밴드 데이브레이크는 50인 미만의 관객 앞에서 21회에 걸쳐 소규모 공연 '× ÷ SHOW'(이하 '곱나쇼')를 장기적으로 진행했다. 그렇게 쌓인 누적 관객수는 1000명. 1000명이라는 관객 숫자는 지난해 여름 취소한 데이브레이크의 단독 공연 'SUMMER MADNESS 2020'의 수용 예정 인원과 같다. 한 번의 공연으로 모을 인원을 채우기까지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콘서트 자체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부터 극소 인원으로 인한 손해의 우려까지 50인 미만 공연을 개최하기까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소속사 해피로봇 레코드는 "사실 큰 무대에 더 익숙하고, 1~2회 공연만으로 1000명의 관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데이브레이크가 1000명을 만나기 위해 49명씩 21회의 공연을 한다는 것이 확실히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결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단독 공연이 두 번이나 취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속상해하기보다는 데이브레이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이 시기를 모두 기분 좋게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조금 힘들지라도 조금 더 부지런히, 소규모라도 공연을 자주 해 관객들을 만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곱나쇼'의 부제도 '몇 배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결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가장 데이브레이크스럽지 않았나 싶습니다." 위기의 순간도 당연히 있었다. 코로나 2차 유행, 3차 유행은 물론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데이브레이크 측은 "사실 더 일찍부터 준비가 되었던 프로젝트인데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아 처음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공지 날짜가 계속해서 미뤄졌다. '시작하기도 어려운데 끝을 낼 수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거의 끝나갈 즘에 코로나 여파가 또 한번 거세져 3차 공연(16회~21회)이 두 번이나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한이 있더라도 취소 없이 완주하겠다는 멤버들의 의지가 컸습니다. 또 두 번의 연기에도 묵묵히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있어서 취소 없이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팬덤형 아이돌 가수들은 그나마 온라인 콘서트로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중소 레이블, 인디 가수들은 차마 시도하기도 어려운 상황. 이런 가운데 소규모 장기 공연을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의가 크다. 데이브레이크 측은 "모두가 알다시피 요즘 같은 때에는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홍대 클럽 공연장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데이브레이크는 '상황이 어려워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그것의 결론이 '곱나쇼'였다"고 말했다. "'곱나쇼'를 진행하면서 순탄했던 일만 있던 건 아니었고, 또 이러한 방식이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이러한 시대 속에서 '21회 장기공연 완주'라는 사실이 다른 아티스트에게 어떤 영감이나 혹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의 소감도 들어봤다. "해냈다는 성취감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느껴져요. 그리고 객석을 채워주신 관객 분들에 대한 감사함도 크고요. 어려운 시기에 해낸 공연인만큼 다른 공연들에 비해 느껴지는 감정들이 몇 배는 더 크게 느껴져요."(이원석) "사실 좀 허전한 기분이에요. 처음엔 뭔가 속상한 마음과 기대가 섞여있는 복잡한 마음이었는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그런 마음보단 고맙고 감사하더라고요. 마지막 주에는 3일 내내 아쉬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더라고요. 멤버들과 특훈을 마친 느낌도 조금 들고요.(웃음)"(김선일) "데이브레이크 역사상 가장 긴 공연이었네요. 코로나 시국에 이렇게라도 공연을 할 수 있고, 해냈다는 것에 멤버들과 관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김장원) "긴 여정에 함께해준 관객들, 스태프과 멤버들에게 고맙고, 덕분에 공연하는 시간만큼은 행복만이 가득한 상상 속의 공간에 와있는 기분이었어요."(정유종) 평소보다 훨씬 적은 관객이었다. 이원석은 "첫 공연의 몇 곡은 뭔가 어색하고 긴장돼서 앞을 못쳐다보겠더라. 그런데 어느 순간 관객 분들이 가족처럼 편안하게 느껴지고 완전 내 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후로는 정말이지 자유롭게 공연했다"며 관객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야할 노래만 정해놓고, 별다른 콘티나 연출이 없는 공연이었기에 매번 그때 그때, 순간 순간의 온도를 다르게 느낄 수 있었는데 굳이 그 온도를 변화시키려 애쓰지 않고 관객 분들과 함께 느끼면서 서늘하면 서늘한 대로 '오늘 좀 서늘하지 않아요?',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오늘 좀 덥군요!' 라고 얘기할 수 있는 공연이었어요. 심지어 앙코르 곡도 자유롭게 신청을 받으면서 들려드리고. 무대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21번이나 느낄 수 있었죠. 이건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어요!"(이원석) "평소 공연보다 많이 어려웠어요. 관객과 너무 가깝다보니 숨소리까지 들리는 상황에서 편안한 연주를 하기가 무척 부담스럽더라고요. 회차가 중반을 넘어갈 때쯤 약간은 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완전히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즐기진 못했어요. 대신 연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서 그 부분이 이번 '곱나쇼'에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이었네요."(김선일) "너무 가까운 거리에 관객 분들이 계셔서 행동, 표정 하나하나 조심했야 했어요. 하지만 멤버들과 가까이 붙어서 연주를 하고 노래하니 훨씬 더 앙상블의 느낌이 살아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공연에 비해 더 소박하고 거리감 없는 편한 공연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김장원) "관객이 적은 만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상황 상 스탠딩 관람이나 떼창 등 여러 제약이 많아서 토크나 관객 분들과의 소통 등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찾을 수밖에 없던 점이 조금은 아쉬웠어요. 하지만 충분히 즐거웠고 끝까지 완료했기에 우리사이를 코로나가 갈라놓을 수가 없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뻤어요."(정유종) '시즌1'이라고 못 박았다. 포스터 하단에도 'THE BEGINNING OF OUR GREAT JOURNEY TO THE GOAL'(골을 향해 가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있다. 데이브레이크 측은 "사실 이번 '곱나쇼'는 너무 소규모로 이루어진 탓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 팬 분들이 더 많았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들을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확실한 건 이번 '곱나쇼'는 그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https://nc.asiae.co.kr/view.htm?idxno=2021030410344817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