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나가 찾아낸 자연스러움 "저의 가장 자연스러운 생각들을 담고 싶었어요."최근 제이유나(J.UNA)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엠피엠지(MPMG) 사옥에서 스포츠Q(큐)를 만나 새 앨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제이유나가 최근 발매한 새 EP '내추럴'은 첫 번째 EP '디스커버리(Discovery)' 발매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발매한 앨범이다. 타이틀곡으로 묵직한 베이스와 펑키한 리듬이 매력적인 '던(Done)'과 첼로의 깊이 있는 연주가 돋보이는 '콜드 워터(Cold water)' 두 곡을 선정하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강조했다. 제이유나는 "'던'을 타이틀로 정하고, 나머지 곡들의 방향을 잡아 작업했다. 던도 너무 좋지만 콜드워터를 놓칠 수가 없었다. '콜드 워터'가 어떻게 보면 진짜 저인 느낌이 있었다"고 더블 타이틀곡 선정 이유를 밝혔다.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냐는 질문에 제이유나는 "곡 하나하나 소설 급으로 있다"고 답했다. 가장 공들인 곡은 역시나 앨범의 시작점이 돼 준 '던'이었다. 제이유나는 "제일 많이 고민한 곡은 '던'이다. 새로 시도해보려고 했던 게 많았다. 그걸 하나로 뭉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고 짚었다. 제이유나가 말하는 '지금의 감수성과 가장 비슷한 곡'은 '콜드 워터'다. 그는 "곡 분위기가 좀 자연스럽다고 해야할까. 보통 음원은 대중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지 않나. 그런데 콜드 워터는 방에서 다같이 음악한 걸 녹음한 느낌. 목가적인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외 수록곡 역시 제이유나의 색채를 잘 담아낸 곡들로 구성했다. 트랙 순서를 꾸리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 묻자 "의견이 다 달라서 선택이 어려웠다"면서 "제목 그대로 읽으면 콜드 워터, 혼자, 끝내서, 솔직히 후회된다는 내용이더라. 의도치 않았지만 스토리텔링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히며 웃었다."앨범 작업을 통해서 모든 것이 성장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프로듀싱 한 앨범은 '내추럴'이 처음이거든요. 기타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프로듀싱도 그렇고, 이번 앨범은 모르는 것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어요. 알아가는 과정이 많았던 거 같아요." 직접 곡을 만드는 과정은 경험자이자 관찰자의 입장이 되는 과정들이었다. 제이유나는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쓰지만 결국 공감한다는 건 자신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관찰자 입장에서 재해석해서 풀어내는 식으로 가사를 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앨범 작업 전 후 '자연스러움'에 대한 시선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제이유나는 "아티스트들은 유독 자기 고집이 센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고집에서 나오는 자연스럽지 않은 불순물이 있다. 이건 내 것이 아닌데 내 거라고 생각하고, 이게 내 건데 내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나는 누굴까', '내가 어떻게 했을 때 스스로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낄까'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말투를 예로 들면, 누군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쓸 수 있는 말투가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이 사람일 때 가장 멋있는, 그런 자연스러움을 찾고 싶었어요. 완벽히 찾진 못했어도 그래도 어느 정도 다가간 것 같아요." ◆ 제이유나, 자유로움과 산뜻함으로 그려지는"작업실에서 음악 만들고 있을 때, 가족과 있을 때. 자연스럽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본명은 박준하, '준하'에 점을 찍어 제이유나(J.UNA)라는 활동명을 만들었다. 본명이 아닌 활동명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박준하라는 이름이 두 명이나 있었다.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활동명에 찍힌 점의 존재감이 신경쓰였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묻자 "제 코에 점이 찍혀 있는데 그걸로 하는 게 좋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제이유나와 박준하를 분리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넌지시 말하자 산뜻한 답변이 이어진다. "음악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삶을 올인하는 거라서 원래 성격이 담길 수 밖에 없더라고요. 사실 분리할 박준하가 없어요. 분리를 한다면 박준하라는 사람이 있고 제이유나라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분리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직은 없다고 생각해요. 해보려고 했는데 안 자연스럽더라고요."음악과 일상을 분리하는 게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힘들거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제이유나의 음악적 방향성을 설명하는 한 마디를 묻자 "아직 잘 모르겠다. 이번 앨범도 곡마다 너무 다르다. 저도 고민이다.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면서도 "자유로운 음악을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제이유나는 지난 2018년 '신한카드 루키 프로젝트'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9년 9월 민트페이퍼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데뷔한 후, 제30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무소속 프로젝트 톱 8’ 진출 등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거두며 실력을 입증했다.2020년에는 엠넷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독일에서 온 싱어송라이터’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고, 최근엔 드라마 '알고 있지만' OST ‘버터플라이(Butterfly)’, '유미의 세포들' OST '오늘도 내 하루는' 등을 통해 OST 강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지금, 제이유나는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떻게 설명하고 싶을까. 그는 "제 노래는 아시는데 저를 아예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 '버터플라이'의 걥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싶긴 하다"며 "제이유나라는 이름을 얻고 제 이름을 제가 온전히 갖고 싶다. 여자라고 생각하고 밴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 답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묻자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답변이 이어졌다. 제이유나는 "모든 활동은 그냥 한다기보다 의미가 있을 때, 이유가 있을 때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의미를 찾기 위한 것들을 하고 싶다. 활동이 진짜 의미가 있어지려면 준비가 돼야 하더라"고 답했다. "모든 활동이 다 의미가 있었어요. 결과가 좋았든 나빴든 지나고 보면 의미가 있고 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어느정도 준비가 됐을 때 나갈 때와 아무 준비가 안됐을 때 느끼는 의미가 다르더라고요. 활동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싶어요. 연습을 더 해야한다는 게 아니라 기운이 모이는 순간을 기다리는 거죠." 쉴 틈 없이 보낸 2022년의 말미, 남은 두 달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있을까. 제이유나는 "곡을 많이 쓰고 싶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곡을 많이 써서 스스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곡을 많이 쓰다보면 자유롭다는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앨범에도 곡 쓰면서 많이 배웠다. 이것만큼 또 쓰면 엄청 변해있을 거 같다. 그럼 조금 더 저를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내년 목표는 새로운 앨범이다. 제이유나는 "작업을 열심히 해서 EP를 빠르게 낼 생각이다. 내년 초를 목표로 새로운 곡들을 고민하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저 스스로를 더 나타낼 수 있는 앨범을 작업하고 싶어서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앨범 작업은 어떤 걸 보여주겠다는 각오보다는 좀 쉬어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한테는 기록이었던 거 같아요. 음악적으로 한 번 중심을 잡고 가는 느낌? '나는 뭘 잘해요', '이런 사람이에요'하는, 제 안에 집중한 앨범을 작업하고 싶어서 준비 중입니다." → 원문 보기